경기 김포시에 있는 LH 임대아파트 지하주차장.
바닥 칠이 보기 흉하게 벗겨져 페인트 조각이 나뒹굽니다.
인천의 다른 LH 임대아파트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3번, 4번 보강공사를 했어요. 근데도 계속 이 모양이에요."
그런데 두 아파트 모두 10년마다 하는 전면 재도장이 끝난 지 2년 반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준공이 얼마 지나지도 않아 벗겨지기 시작한 이 아파트들의 시공은 특정 업체가 맡았습니다.
이 업체는 지난 2016년부터 입찰 나온 LH 임대아파트 재도장 사업 낙찰 업체들에 접근해 재하청을 따냈습니다.
LH 임대아파트 재도장 공사의 30% 이상 참여한 것으로 전해져 따낸 사업 총액만 입찰가 기준으로 700억이 넘습니다.
YTN 취재 결과 문제의 업체는 최소 20여 곳의 현장에서 입찰공고문과 계약서에 정해진 방식을 전혀 지키지 않고 부실 시공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공법에 따라 주차장 바닥을 0.7㎜나 0.15㎜ 두께로 시공해야 하는데 이런 시방을 전혀 지키지 않은 겁니다.
지하주차장 바닥 칠이 심하게 벗겨져 있습니다.
벗겨진 조각 두께를 재 봤더니 0.7mm는커녕 얇아서 측정 자체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해당 공법대로 시공하려면 LH에서 승인받은 대로 두 세배 비싼 특수 도료를 주문해야 하는데,
페인트 회사와의 거래명세표를 입수해 보니 주문이 아예 없거나 극소량이었습니다.
부실시공은 지하주차장 바닥만이 아니었습니다.
실제 준공검사를 하듯이 아파트 복도 벽에 연필을 칠해봤습니다.
원래 잘 안 그어져야 하는데 벽에 줄이 죽죽 그어집니다.
아파트 내부 벽을 칠할 때 마지막 '코팅' 작업을 생략해버리고 세 단계 가운데 두 단계만 한 겁니다.
심지어 일부 현장에서 시공에 사용된 페인트 통을 확인해 보니, 품질이 좋은 페인트가 아닌 값싼 페인트를 썼거나 제조 일자가 1년도 더 지난 페인트를 쓴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YTN 취재가 시작되자 LH는 해당 재하청 업체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었다며 사실관계를 파악해보겠다고 밝혔습니다.
YTN 이준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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